[태국 코사무이] 한국인 가이드 때문에 여행을 망치는 곳

우선, 태국 내 한인가이드는 불법임을 명시해 둡니다. 즉, 태국에서 영업중인 한국인 여행 가이드는 죄다 범법자 입니다.

내가 태국에 있는 코사무이를 여행할 일이 있어서 다녀왔다. 여행준비가 귀찮아서 싫어하는 패키지 여행을 선택해서 다녀왔는데 걱정했던것과 다를 바 없었다. 코사무이 현지 한국인들은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여행업에 관련되어 있었으며, 본토에서 찾아오는 한국인들이 주고객이었다. 별로 좋지도 않은 물건에 비싼 가격이 매겨져 있었는데, 가이드는 은근 구매를 강요하며 먼 길 떠나온 동포인 내 여행을 망치려들었다.

우선 코사무이 얘기를 좀 해보겠다. 코사무이는 태국 타이만에 위치해있으며 제주도의10분의 1크기의 작은 섬이다.  수라타니 주에 속하며, 패키지로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방콕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게된다. 주민은 대략 7만명 수준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대략 300명 정도인걸로 추측된다. 대부분 여행가이드나 토산물 판매, 음식점, 마사지업 에 종사하는데 현지 주민 대상으론 별 경쟁력이 없고, 관광객으로 찾아오는 본토 한국인들 덕분에 먹고 사는 게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자유여행으로 코사무이를 찾는 경우는 별로 없다. 보다 인기있는 관광지가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신혼여행으로 휴양지를 택한 젊은 부부들이 찾아오게 된다. 이들은 결혼 준비에 지쳐 해변에서 좀 쉬겠다는 순진한 발상으로 왔다가  멘탈과 지갑이 탈탈 털려서 돌아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글을 쓰는 것도 신혼여행으로 코사무이를 염두에 두는 예비부부들이 참고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서다. 결혼박람회에 오거나 웨딩플래너 업체가 시키는대로 아무 생각없이 상품을 고르는 분들이 많은데, 평생에 한번 뿐인(또는 한번 뿐이어야 할) 여행에서 인생수업을 쌓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현지 가이드는 '한번 뿐인 여행에 돈을 아껴선 안된다는' 논리로 내게 지갑을 열라 압박했다.

코사무이 패키지 여행의 실태를 엿볼 수 있는 블로그글이 있다.



소비자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쓸 수 있는 수위의  체험담인데도 불구하고, 댓글을 보면  현지 여행업 종사자들의 험악한 반응이 보인다. 내가 경험한 가이드의 언행과  이 들의 반응을 비교해 보며, 나는 현지 가이드들의 사고 방식을 잘 알수가 있었다.한마디로 양아치 특유의 사고방식인데, 이 글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좀 뜯어봤으면 한다.

'the 해변 휴양지' 코사무이 사용법​

우선 여행을 앞둔 사람들을 위해 코사무이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해변을 따라 쭈욱 늘어선 오션빌라 밖으로는 갈만한 데가 없는 곳이다. 차웽이라는 번화가가 있는데 질낮은 상품을 비싸게 파는 호갱업체들이니 눈팅한번만 할 것을 권한다. 식사도, 마사지 같은 서비스도 돈낼만한 것은 다 호텔에 있다." A호텔에는 밥이 맛있고, B호텔에 있는 마사지는 받을만 하고" 이런 것이라 보면 된다. 그 밖에는 가이드가 친한 현지 한인이 하는 곳으로 유도하는 게 대부분인데 돈값하는 경우는 없다. 가이드가 내미는 옵션 상품들도 직접 예약하면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니 간단한 영어라도 할 줄 안다면 너무 두려워 하지말고 try하기 바란다. 

"그래도 바다 위에 뜬 섬이니 스노클링 or 스킨스쿠버 코스 함 가야쓰겄다~ "하실 분 있을 거다.  코사무이에는 낭유안이라는 섬이있다. 배타고 완행으로 다른 섬 거쳐 가는 곳인데, 스노클링만 하는 걸로 충분하다. 1인당 200달러 내라는 스킨스쿠버 해봐야 돈만 날렸다 생각들거다.(이걸 가이드는 두 번 하라고 꼬신다) 수심 5미터 지역 밖으로는 나가지도 못하고, 다큐에서 보던 것처럼 물도 맑지 않은 곳이라 볼게 없다. 걍 다이버한테 뒷덜미 잡히고 수영못해도 구명조끼입고 조금만 헤엄치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만 한바퀴 돌아온다. 게다가 다이버 편의를 위해서 아무것도 신지 말라고 하는데, 성게같은 위험한 것들 포함해서 유리병이나 바위에 박힌 조개껍질 등등 찔리는거 많아 위험하다. 주변에 자유롭게 노는 관광객들 보면 아쿠아슈즈 안 신은 사람 하나도 없다. 구명조끼입어 안전할테니 걍 신발신고 스노클링 할 것을 강추한다!

앞서 오션 빌라 얘길 했는데, "코사무이 = 오션빌라"라고 생각하면 된다. 해안에 위치한 5성급 오션 빌라에 들어가면 카약을 비롯해 온갖 물놀이 장비가 구비해있어 충분히 재밌게 놀 수 있다. 코사무이란 곳은 이렇듯 딴데에 비해 관광객 적은 곳에서 해변있는 호텔에 투숙하며 휴양 즐기라고 있는 곳이지 딴게 아니다. 나는 번화가도 나가고 싶고 놀고 싶다? 다른 휴양지를 권해 드린다. 태국이라면  파타야 가는게 훨 낫다.  

위에 링크된 블로그 글로 돌아가보자. 링크된 글은 코사무이를 찾게 되는 한국인 관광객의 전형적인 경험을 담고 있다. 대부분의 코사무이 여행객들은 신혼부부이고, 내가 접해본 대다수는 가이드에게 옵션구매와 쇼핑에 대한 요구를 고압적으로 당해 굉장히 불쾌했다는 얘기들을 한다. 그런 거에 있어서 동남아 패키지가 워낙 악명이 높다 보니 방콕이나 파타야 같은 곳에선 많이 나아졌다고들 하는데, 코사무이는 아직 구태가 만연해보였다.  내가 직접 겪어보니 그랬다.

이 들이 어째서 같은 동포를 상대로 이러는 지는 신문 기사에 잘 요약되어 있으니 링크를 첨부하겠다.


정리하자면, 여행사는 (1) 아주 싼 가격에 여행 상품을 팔아먹고 (2) 현지 가이드에게는 최소 필요경비만 지급한다. 결국, (3) 가이드는 본인 수고비를 관광객에게 옵션과 특산품을 팔아먹어 챙겨야 한다. (4) 관광객은 말도 안통하고 길도 모르는 곳에서 가이드 손아귀에 놓여, 쥐여짜일 처지에 놓인다라는 것이다.

"돈은 아끼라고 있는 게 아닙니다", 뻔뻔한 현지가이드의 말

패키지 상품을 조목조목 뜯어보면 가이드가 처한 불합리한 처지에 동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놀러온 관광객은 이 들의 처지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는데, 이 들 억울한 가이드들의 '봉'이 되어 더욱 불합리한 경우를 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현지 가이드들은 어처구니 없는 논리를 내면화해서 자신들의 억지를 정당화시키고 있었다. "니들이 돈아낄려고 싸구려 패키지 사서 온거 아냐? 그럼 우리한테도 좀 뜯겨줘야 되는 게 맞는거 아닌가?"

이러고는 관광객이 돈 쓰길 거부하면 가이드는 이런 식의 감정을 품는다.

"아 이 새끼들 진상이네 이거. 가이드 피빨아 먹는 놈들이네"

양아치들이 흔히 그렇듯, 강자(여행사)에게는 숙이면서 약자(관광객)에게 불합리한 시스템의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댓글에 보면 현지 가이드인게 뻔한 사람들이 상식 좀 있으면 혀를 찰 소리들을 뻔뻔하게도 늘어놓는다.

아마 저 댓글을 쓴 사람은 본인이 쓴 글이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얼마나 소름끼치게 와닿을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돈은 아끼라고 있는게 아닙니다. 쓸수있을때 써야 돈입니다"라니... 옵션과 쇼핑을 강요하며 불합리한 소비를 강요하면서 저런 식으로 합리화하는게 현지 가이드의 마인드일까.

다른 코사무이 후기글을 둘러봐도 그랬다. 나쁜 소리 적혀있으면 조금도 참지 못하고 목에 핏대를 세운다. 이 들은 코사무이에 패키지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저렴한 여행을 할거라 착각하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 내가 아는 상품들은 대략 1인당 150~180만원 선에서 판매되는 것들인데 숙박비+비행기왕복권 으로 생각하면 달러 환율이 지금같지 않던 작년만 하더라도 본전 수준이다. 5성 풀빌라 1박하는데 대략 35만원 정도이니 4박하면 140만원+30만원(왕복티켓) +-알파해서 180만원 정도면 자유여행 가능한 비용이다. 이런 상품으로 여행와서 바가지 옵션, 쇼핑강요로 날리는 돈을 100 ~ 150만원 정도로만 봐도 여행객은 말 그대로 개손해다. 게다가 신혼여행은 본인들이 상업멘트로 구사하는 대로 "평생에 한 번 뿐인 여행"이다. 그들 땜에 기분잡치는거 생각하면 훨씬 큰 손해다.

옵션 구매와 쇼핑을 강요하며 불편하게 한 현지가이드

나는 코사무이에서 경험한 가이드를 잊고 싶어도 아마 평생 잊지못할성 싶다. 너무나 뻔뻔한 한국식 꼰대의 전형을 이국땅에서 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고객을 상대로) 초면에 다짜고자 본인을 형이라고 부르라던 이 사람은 이런 식의 멘트를 늘어놓았다.

"(옵션상품을 내밀며) 여러분이 잊지 말아야할 것은 이건 단 한번 뿐인 신혼여행이라고 하는 것이에요. 이 여행을 어떻게 만들지는 여러분한테 달려있는 것이에요"

"옵션 이거 밖에 안하세요? 신혼여행인데? 후회하십니다. 가이드는 책임못집니다."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을 위해 50만원 로열제리 선물하는게 과연 아까울까요?"

"장모님껀 안사실거세요?"

그는 쇼핑코스를 돌며 고압적인 자세와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띄우며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나를 노려보았다. 물론 신혼여행의 들뜬 기분이 온데간데 없어진 내 표정이 험악해지자 공손한 태도로 돌아왔지만 말이다. 단 한개도 사주지 말자는 내 결심은 신부가 지갑을 여는 바람에 허무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난 아무것도 사지 않은 내 행동을 코사무이를 떠올릴때마다 칭찬할 수 있을거 같다.

신부는 본인의 소비에 당당했지만, 당일 저녁 면세점에 들르자마자 후회하는 빛을 띄웠다. 더 좋은데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태국 특산품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날 문득 신부는 코사무이에서 만난 가이드를 떠올리며 이런 말을 했다.

"근데 참 불쌍한 사람인거 같아. 가진게 없는데 있는척 해야하고, 엄청 아쉬우면서 안그런척 해야 하는 직업인거잖아"

이 글은 코사무이 신혼여행을 고려하는 예비부부들이 참고했으면 해서 썼다. 결론은 코사무이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패키지 여행은 삼가라는 것이다.  

꼭 가야겠으면,  어렵지 않으니까 직접, 정 어려우면 대행업체 통해서 티켓이랑 호텔만 예약하자. 

코사무이는 해변 낀 5성호텔에서 심신을 쉬게하면 충분한 곳이다. 밤문화 포함한 태국을 느끼고 싶으면 딴 데 가자.

그리고, 쇼핑은 면세점에서!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조국문제] 정의와 팩트를 다수결로 정하자는 미친 세상

역대 대통령들이 재임 기간 중에 수사를 받았다.

박정희 때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5공화국 때부터는 그랬다고 알고 있다. 전두환 대통령의 동생은 친형이 권좌에 있을 때 수사를 받아 감옥에 갔다. 이것은 사법부가 청와대로부터 반드시 그래야 할 만큼은 독립되어 있으며, 검찰 내부에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만큼 용감한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JTBC에서 방송된 토론에서 검찰을 비난하는 측 패널은 이렇게 말한다. 대통령은 선출직이고  따라서 (국민의 직접투표에 의해 선출된만큼 그 위상이 다르므로) 임명직인 검찰총장은 선출된 권력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법에 대해 전문성이 없고, 검찰이 실무적으로 어떤식으로 수사해왔는지는 잘 모른다. 조국 및 그의 가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과도한지 여부는 판단 못 하겠다. 하지만 선출되지않은 권력인 검찰총장은 불법적인 혐의를 알고도 대통령이 수사를 자제시킬때는 그에 따라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 못하겠다.  검찰은 법이 존재하는 이상 어떤 경우에도 위법에 눈감아선 안되며, 권력은 검찰의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을 제한하려 들어선 안된다. 이것이 법치주의이며 삼권분립을 전제로한 민주공화국의 원칙이다. 

피의자가 몸이 아픈데  압수수색을 왜 하느냐고 따지거나,  혐의 관련자의 일기장을 열어보는 건 인권침해라거나 하는 말들은 올바른 문제제기라 볼 수 없다. 오히려 수사의 형평성과 정당성을 부정하는 말이다. 현 여권 지지자들이야말로 그 동안 회장님들의 휠체어 출석을 조롱하고 비난하지 않았던가? 검찰이 일기장을 열어보는 걸 왜 인권침해의 관점으로 재단하려 드는가. 수사라는 건 혐의와 관련되었다면 피의자의 쓰레기통을 뒤져  똥싼 휴지를 검증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해야만 하는 것이다. 

청와대의 태도는 부적절하다. 내각이 정의롭고 떳떳하다면, 내부의 혐의사실을 가리는 수사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는거 아닌가. 지지자들도 조국의 결백함을 믿는 다면, 오히려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을 환영하며 결백함이 증명되었을 때 확보 될 크나큰 정당성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것이다. 지지자들은 검찰의 수사가 과도하며 부당하다고 한다. 하지만 주성영 의원의 말을 들어보면, 지금 하는 수사는 오히려 전례와 비교했을 때 많은 부분을 자제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아직 피의자의 휴대폰조차 열어보지 않았다지 않은가.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전에는 한 달의 시간 여유까지 주었다. 증거를 인멸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다. 때문에 지지자들이 검찰 수사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꿇리는 게 아무 것도 없는데 청와대와 지지자들은 무엇이 애타서 그토록 검찰의 수사에 분노하고 저항하는 걸까.

박근혜 수사와 비교해 투입된 검찰 인력의 수로 조국 수사의 형평성을 시비하는 걸 봤다. 그건 판단 못하겠다. 그런데 우리 한 번 박근혜 수사 때로 돌아가보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말을 했었다. 탄핵이 기각되면 국민의 힘으로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아마 지금처럼 본인을 지지해주는 군중을 앞세워 검찰을 수술하겠다는 뜻이었을 거다. 우리는 여기서 검찰이 선출된 권력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자제해야 했다면, 현 정권 지지자들이 승리로 기억하는 박근혜 탄핵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걸 되새겨봐야 한다. 헌재도 파면을 결정하면서 박근혜가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지금 상황이 여러모로 전례가 없는 건 사실인데, 분명한 건 당시 야권의 자세와 비교했을 때 지금 집권층이 된 자들의 태도는 모순적이며 사법질서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를 반대하는 조국 지지자들의 모습은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이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불법 혐의를 수사하는 걸 민주주의에 반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렇고, 시스템으로 추진되어야 할 검찰 개혁이 조국이 장관이어야만 성취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도 그렇고, 현재 상황을 두고 반일감정을 일깨우며, 검찰을 친일세력으로 감각하는 것도  그렇다. 

이들을 지지하는 여권과 언론의 자세도 미쳐있다. 거리를 많은 사람이 메웠으니 수사를 멈춰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진실규명을 다수결로 정하자는 말과 같다. 과거에 파시즘이란것도 이런 식이지 않았나? 옳고 그름이 군중집회를 통해 정해지고 과시되는 나라는 미개하고 야만적이다. 

서초동집회에 수십만이 나와서 조국 수사를 규탄했다고 하는 사실은 조국을 둘러싼 진실에 대해 아무것도 규정하지 못한다. 천동설이 상식이었던 시절, 지구가 돈다고 믿은 사람은 갈릴레이 한 사람 뿐이었다. 그 헤아릴수도 없는 많은 사람이 천동설을 믿었을 때도 진실은 변하지 않았다. 검찰이 수십차례의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찾아 진실을 규명하는 사회, 그리고 수십만의 군중이 쏟아져나와 진실을 선언하는 사회가 있다고 하자. 둘 중에 어느 쪽이 현대 문명 국가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아리랑>은 전통 민요가 아니다

이런 노래가 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우리가 아리랑이라고 하면 아는 노래는 이거 하나 뿐이다.

음악사적으로 '경기아리랑'이니 '정선아리랑'이니 뭣이니 하는게 있다고 떠들어봤자 소용없다. 한국의 일반 대중이 전통아리랑이라고 했을때 연상하는 것은 이거 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게 아마도 20세기 이전부터 전해져오는 작자미상의 고전민요이겠지 라는 식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이것은 전통민요가 아니라 1926년 나운규가 만든 영화 <아리랑>에 삽입된 창작곡이다. 이 노래를 만든 사람은 영화감독인 나운규이다. 나운규는 이렇게 말한다.

기자 曰 : ​
“한동안은 그것이 벌써 10년은 되었지만, 그때 서울이든 시골이든 어디에서든지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즐겨 부르던 아리랑의 이 주제가를 누가 지었어요?”

나운규 曰 :
“내가 지었소이다. 내가 어린 소학생 때에 청진서 회령까지 철도가 놓이기 시작했는데 ​그때 남쪽에서 오는 노동자들이 철로 길을 닦으면서 ​‘아리랑, 아리랑’하고 구슬픈 노래를 부르더군요. ​​그것이 어쩐지 가슴을 울려서 길 가다가도 그 노랫소리가 들리면 걸음을 멈추고 한참 들었어요. ​그리고는 애련하고 아름답게 넘어가는 그 멜로디를 혼자 외어 보았답니다. ​(……) 내가 예전에 듣던 그 멜로디를 생각해 내어서 가사를 짓고 곡보는 단성사 음악대에 부탁하여 만들었지요.”

http://arirang.iha.go.kr/service/story.nihc?folder_rowid=1


본인이 증언하는 바와 같이 우리가 아는 '아리랑'은 철도노동자들이 일하면서 읆조리던 노동요 가락를 기억하고 있던 나운규가 영화내용에 맞는 가사를 본인 창작으로 써 붙인것이다. 나운규가 들었던 노동요가 정확하게 무엇이었는지 우리는 기억하지 못한다. 아마도 전통 아리랑이었을 그 노래는 나운규 <아리랑>의 모티브가  되어준 뒤 없어졌다는 말이다. 나운규 아리랑이 멜로디 측면에서 모티브가 된 노동요 가락과 얼마만큼 일치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저 나운규의 아리랑만 남았다. 원곡은 추정되고만 있을 뿐이다. 나운규 아리랑의 원류에 대해 문화컨텐츠진흥원에는 다음과 같은 계보를 그리고 있다.


위 계보에 따르면, 구아리랑(구조아리랑)이라는 것을 나운규 아리랑이 계승하였다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구아리랑>이라는 것은 나운규가 참고하였다고 증언한 바와 같이 가사만 다르고 곡조는 같은 노래일까?

그렇지 않다. 소위 <구아리랑>이라는 노래는 나운규의 아리랑과는 '가사만 같고' 곡조는 다른 노래였다. 위에 인용한 나운규의 증언이 옳다면, <구아리랑>은 곡조가 유사하고 가사는 다른 노래여야 한다. 왜냐면 가사는 나운규가 지어붙였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위 영상에서 부르고 있는 <구아리랑>이 오히려 나운규의 아리랑 보다 나중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적어도 유튜브에서 발견한 <구아리랑>은 죄다 그렇다. 나운규의 가사에 멜로디만 다른 노래다. 이런 것을 <나운규 아리랑>의 모태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나? 멜로디를 따왔고, 가사는 직접 썼다는 나운규의 증언과 완전히 상충되는 데 말이다. 

따라서 위에 링크된 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첨부한 자료는 본문에 쓰인 바와 같이 '장르적 계보'일 뿐, <나운규 아리랑>의 원곡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제대로 시사하고 있지 못한다. 왜냐면 자료에서 명시한 <구아리랑>이 <나운규 아리랑>보다 이전에 나왔다고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운규 아리랑>이 철도노동자의 '아리랑 아리랑'하던 노래를 계승하였음이 분명하지만, 그 노래가 무엇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적어도 현대에 들어와 불리워지는 <구아리랑>은 아니다.

정리한다.

나운규는 1926년 영화 <아리랑>을 만들면서, 어릴적 들었던 철도노동자의 떼창을 '아리랑 아리랑'하던 가사와 멜로디만 대충 기억하고, 가사는 새로 썼다. 편곡을 단성사 음악대가 했으니 멜로디도 원곡과는 비슷할 뿐 다른 곡이다. 원곡은 완전히 잊혀졌고, 나운규와 단성사 음악대 공동 창작의 <아리랑>만 남아있다면, 이것을 전통민요라고 봐야 하나, 아니면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라고 보아야 하나.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노래, <아리랑>은 전통민요가 아니라 나운규 & 단성사 음악대 창작의 영화주제가라고 보는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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